부모님의 아파트가 이사오신지 거의 20년이 되었습니다. 제가 한국에 드문드문 방문했기에 항상 똑같이 좋다고 생각만 했는데 친정에 이렇게 오래 머물며 생활하니 낡은것들… 쌓여진 골동품들이 하나씩 눈에 들어 옵니다.

근래 몇년은 아빠의 병구환으로 더 엄마가 여유가 없으셨던거 같았습니다.

제가 오자 식구들이 집에 버릴것이 많으니 하나씩 정리를 부탁했는데….하루에 한가지 계획을 세워 정리에 들어 갔습니다.

늘 절약하시며 아끼시고 시간에 쫒기어 사셨던 부모님의 자취가 곳곳에서 알수있었습니다.

욕실 장속에도 사은품으로 받은 여행칫솔 치약 세트랑 비누랑..날짜를 보니 날짜가 지워진거 부터 2013년… 2016년 2018년…

약통에 약들도 ..

남길것들 몇개만 두고 정리를 시작하니 깨끗해졌다고 좋아하십니다.

며칠 전 부엌 그릇 정리를 하며 오래된 국그릇과 무겁고 투박한 그릇들을 좀 비웠습니다.

알아서 버려도 된다는 허락을 받은터라

(그날 무거운 그릇들 때문에 여러번 짊짊어지어 나눔 박스에 넣고 와서 ) 정리할때마다 칭찬을 받았던터라 자신있게 뿌듯한 마음으로 나가셨다 돌아오신 부모님께 보여드렸습니다.

예상과 달리 첫 반응이 엄마가 너무너무 서운해 하셨습니다.

그 중 당신이 아끼시던거 노란 바탕에 빨강 꽃무늬 그릇들을 버렸다고…

알고보니 그 그릇은 친하신 사모님께서 아끼시던 그릇인데 이사 하시면서 엄마에게 잘쓰시라 부탁하셨던 그릇이었습니다.

제가 “엄마 그 그릇이 제일 촌스러웠어요”…라고 해서는 안될말을 뱉고 …아뿔사…

바로 “죄송해요 ~ 엄마! 다음에 꼭 의논하고 버릴께요.”

그러자 …”아니야…어차피 식구들 모일때 어쩌다 쓰는거야..됐다 괜찮아~ “하셨지만 얼굴에 서운한 모습이 있었습니다.


다음날 새벽예배 다녀와서 혹시 있으면 그 그릇들만 다시 찾아오려고 나눔박스에 확인하니 벌써 몽땅 없어져 버렸습니다. 세상에 하루만에 어떻게 다 가져갔지 생각하니 …

버릴때 꼭 필요한 곳으로 흘러가길 기도 했는데 주님께서 아마 그렇게 하셨나 봅니다.


아침식탁에서 엄마가 얘기를 시작하십니다.

이세상에서 천국갈때 우리가 가져갈수 있는것이 하나도 없는데 모든 것들이 쓰레기인데 너가 버려도 되는 것들이었다고 … 어제 저에게 그렇게 얘기해서 너무 미안하다고 사과하시는데 저역시 제가 더 죄송하다고 사과를 드렸습니다.

주님께서 엄마를 통해 제게 가르쳐주셔서 감사합니다.

나의 선행이 오직 나의 의로움이 아닌 상대방과의 소통에서 이루어져야 함을…..(엄마의 물건속에 그 추억과도 이별의 시간이 필요했을텐데) …또한 저역시 쓰레기 모으는데 힘쓰지 말아야지 다짐합니다.

이제는

엄마에게도, 아빠에게도 , 우리 주님께도

이렇게 할까요?

어떤게 좋으세요?…꼭 여쭈어 봅니다.

내일은 옷정리를 하기로 했습니다. 두번의 실수를 하지않겠지요….😊


2022-0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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